RECURRING LOOP · 정체성·방향

삶의 의미 상실

할 일은 다 하고 있는데 왜 하는지 모르겠다면, 우울해서가 아니라 하는 일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서로 맞지 않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루고 나면 만족할 줄 알았는데, 막상 이루고 보니 허전했던 적 있나요?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배부른 고민이 아닙니다. 허전함은 나에게 무엇이 모자란지를 정확히 알려 주는 신호이고, 모자란 것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삶이 의미 없게 느껴지는 상태, 왜 반복되나요

목표가 있을 때는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습니다. 합격하면, 취직하면, 집을 사면 된다는 목표가 있으니 버틸 수 있었지요. 그런데 목표를 이루고 나서가 문제입니다. 축하는 일주일이면 끝나고, 그다음 날 아침에 스스로에게 하게 되는 질문은 생각보다 답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제 뭘 위해 살지?

의미를 느끼지 못하게 되는 방식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목표를 이루고 보니 허전한 사람입니다. 목표를 달성하면 곧 의미를 느낄 줄 알았는데, 목표를 이루는 순간 "다음 목표"밖에 안 보이는 「이루고 나서 허전함」 유형입니다. 목표를 이루어 가는 동안에만 의미를 느꼈던 것이지요. 둘째는 다른 사람이 준 이유로 여기까지 온 사람입니다. 인정, 경쟁, 기대 같은 외부의 이유로 살아왔는데 그 이유가 사라지자 계속할 이유도 함께 없어진 「보상과 인정이 없어 동기를 잃음」 유형입니다. 셋째는 자기를 끝없이 평가하는 사람입니다. 무엇을 이뤄도 "이게 의미 있는 삶인가"를 계속 되묻느라, 답을 정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증명하던 이유가 사라짐」 유형입니다.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삶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어디에서 의미를 얻을지를 다시 정할 때가 됐다는 신호입니다. 그리고 대개 한 단계를 성실히 끝낸 사람이 이렇게 느낍니다. 이 문서에서는 나에게 무엇이 모자란지 찾고, 목표를 이룬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의미를 얻는 법을 유형별로 다룹니다. 공허함과 무기력이 함께 생활 전반에 나타난다면 무기력·권태·공허 편을, 몇 주 넘게 삶 전반이 힘들다면 전문가 상담을 먼저 권합니다.

삶이 의미 없게 느껴지는 상태에도 종류가 있나요

유형한 줄 장면
이루고 나서 허전함“이뤘는데 허전함”
보상과 인정이 없어 동기를 잃음“다른 사람이 준 이유가 사라짐”
증명하던 이유가 사라짐“끝나지 않는 평가”
TYPE 1 · 이루고 나서 허전함

삶이 의미 없게 느껴지는 상태 1번째 유형 · “이뤘는데 허전함”

이 유형은 왜 생기나요

이 사람은 의미를 강하게 좇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목표에 '이걸 이루면 비로소 의미를 느낄 것'이라는 기대를 통째로 걸어 왔습니다. 문제는 사실 그 의미를 목표를 이루어 가는 과정 곳곳에서 느끼고 있었거나, 정말 원하던 것은 따로 있는데 그 대신 다른 것을 목표로 삼았다는 점입니다. 관계나 성장이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느낌을 원했는데, 그 대신 직함이나 숫자를 목표로 삼고는 그 목표만 이루면 원하던 것도 함께 얻을 거라 믿은 것입니다. 그러니 목표를 이루는 순간, 얻은 것은 분명한데 원하던 느낌은 없습니다. 충만할 거라고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느끼지 못해서 그만큼 공허해합니다. 이때 이 사람은 대개 '목표가 작았나 보다, 더 높은 걸 세우면 이번엔 다를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그렇게 똑같은 방식으로 다음 목표를 세우고, 공허함을 잠시 뒤로 미룹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렇게 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목표를 이룰 때마다 느끼는 허전함에 점점 익숙해집니다. 원하는 것 자체가 없었던 사람과도 다르고, 성취로 자기 존재를 증명하려던 사람과도 다릅니다. 이 사람은 정말 원하는 것이 분명히 있었는데, 그저 그 대신 무엇을 목표로 삼을지를 잘못 골랐을 뿐입니다.

어떤 장면에서 나타나나요

오래 준비한 승진 발표가 나던 날을 떠올려 봅니다. 이름이 불리는 순간까지는 심장이 뛰었는데, 앉아서 축하 메시지에 답을 하다 보니 이상하게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밤에 집에 돌아와 불을 켜지 않은 채 소파에 앉아, 방금 얻은 직함을 두고도 '그래서 뭐가 달라졌지'를 되뇝니다. 몇 달을 들인 큰 프로젝트를 넘긴 다음 날 아침도 비슷합니다. 끝나면 크게 웃을 줄 알았는데, 메일이 오지 않자 책상 앞에 앉아 있기가 허전해서 괜히 안 봐도 되는 자료를 다시 엽니다. 누가 '이제 뭐 할 거예요' 하고 물으면, 이 사람은 웃으며 넘기지만 속으로는 다음에 무엇을 할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언제 심해지고 언제 약해지나요

하나의 큰 목표에 오래 몰두해, 그 하나만 이루면 다 될 거라고 그 목표에만 기대를 걸수록 더 크게 허탈해합니다. 특히 목표를 이룬 직후 축하가 끝나고 혼자 남는 조용한 시간에 허탈함을 가장 크게 느낍니다. 반대로 목표를 이뤄 가는 과정 자체에서 배우고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그때그때 챙길 때, 그리고 이룬 것에서 정말 원한 게 무엇이었는지 분명하게 말해 볼 때는 서서히 덜 허탈해합니다.

흔한 오해는 무엇인가요

곁에서 보는 사람들은 이 사람을 두고 '가질 거 다 가졌으면서 배부른 소리를 한다'거나, 만족을 모르는 욕심쟁이라고 여기기 쉽습니다. 다음 목표를 또 세우는 모습을 보며 승부욕이 과하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욕심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만족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목표를 이루고도 느끼는 허전함을, 더 큰 목표를 세워서 잠시 잊으려 애쓰는 것에 가깝습니다.

무엇부터 바꾸면 되나요

새 목표를 세우기보다 이미 이룬 목표를 자세히 살펴보는 편이 좋습니다. 이룬 목표를 앞에 두고 종이를 둘로 나눠, 한쪽에는 이 목표로 정말 원했던 것(이를테면 함께 일하며 느낀 유대, 내가 성장한다는 느낌, 누군가에게 보탬이 된 순간)을 적고, 다른 쪽에는 그 대신 목표로 삼았던 조건(직함이나 액수)을 적습니다. 둘을 나란히 놓고 보면, 정작 원한 건 조건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겪은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다음 목표는 조건이 얼마나 큰지가 아니라 정말 원하는 것을 기준으로 다시 세울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이 도움이 되는 건 정말 원한 것이 실제로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의 보상만 보고 살아온 사람이 같은 방법을 쓰면, 아무리 살펴봐도 적을 게 없으니 도리어 '역시 나는 원하는 게 없다'고 확신하게 됩니다.

이 설명이 안 맞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만약 목표를 이룬 뒤 '정말 원한 게 뭐였냐'고 물어도 애초에 떠오르는 것이 없고, 그저 다른 사람보다 앞섰다는 느낌이나 인정이 사라진 것만 허전하다면, 「이루고 나서 허전함」 유형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이 주던 이유가 없어진 「보상과 인정이 없어 동기를 잃음」 유형을 살펴보는 게 맞습니다.

근거: 쾌락 적응 연구 (원하던 것을 얻어도 금세 익숙해져 만족감이 사라지는 현상을 다룬 심리 연구)

TYPE 2 · 보상과 인정이 없어 동기를 잃음

삶이 의미 없게 느껴지는 상태 2번째 유형 · “다른 사람이 준 이유가 사라짐”

이 유형은 왜 생기나요

이 사람은 자기가 원해서가 아니라 외부의 이유 때문에 움직여 왔습니다. 무엇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보다 앞서고 싶어서, 인정받고 싶어서, 다들 부러워하는 위치에 오르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런 외부의 이유는 목표를 이루어 가는 동안에는 아주 강력합니다. 눈에 보이는 등수와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계속 의욕을 얻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목표를 이루어 그 보상을 한 번에 다 받고 나면 드러납니다. 다음 일을 이어 갈 이유가 자기에게는 없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됩니다. 좋아서 한 일이 아니었으니, 보상을 다 받고 나면 다시 할 이유가 없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제 뭘 위해 하지'라는 물음에 답하지 못하게 되고, 이 사람은 익숙한 방식대로 외부의 이유로 새 목표를 하나 더 세워 봅니다. 그러나 이유의 종류가 같으니 결과도 같습니다. 이 사람은 더 빨리 의욕을 잃고 더 크게 허전해합니다. 처음부터 정말 원하던 것이 있었는데 그 대신 무엇을 목표로 삼을지 잘못 고른 사람과는 다릅니다. 이 사람은 원하던 것 자체가 없이, 다른 사람의 시선만 의식하며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성취로 자기 가치를 증명하려던 사람과도 다릅니다. 증명이 아니라 그저 앞선다는 느낌이 이유였습니다.

어떤 장면에서 나타나나요

오래 목표로 삼던 차를 계약하고 열쇠를 받아 든 날을 그려 봅니다. 처음 며칠은 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사진으로 찍어 몇 군데 올리고, 반응이 이어질 때는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더는 반응하지 않고 일주일쯤 지나자, 같은 차가 그냥 아침에 타는 물건이 되고 이 사람은 시들해합니다. 누구나 부러워하던 위치에 마침내 올라선 순간에도 비슷합니다. 사람들의 박수가 끝나고 자리에 앉으니, 목표를 이루어 가는 동안 그렇게 간절하던 마음이 이상하리만치 덤덤합니다. 누가 다음 계획을 물으면, 이 사람은 또 그럴듯해 보이는 목표를 급히 골라 대답하지만, 말해놓고도 그게 왜 갖고 싶은지 스스로 설명하지 못합니다.

언제 심해지고 언제 약해지나요

목표를 고를 때 '내가 이걸 좋아하나'보다 '사람들이 이걸 어떻게 볼까'를 기준으로 삼을수록 더 크게 허전해합니다. 특히 큰 보상을 한 번에 다 받고 사람들의 관심이 다른 데로 옮겨 간 직후에 허전함을 가장 크게 겪습니다. 반대로 아무도 보지 않고 아무 상도 걸리지 않은 곳에서 혼자 계속하게 되는 작은 일을 하나라도 하고 있을 때는 허전함을 훨씬 덜 느낍니다.

흔한 오해는 무엇인가요

바깥에서 보면 이 사람은 늘 새 목표를 좇는 야심가로 비칩니다. 부러운 걸 다 이루고도 또 나아가니, 지칠 줄 모르는 독한 사람이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야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하던 대로 계속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만두면 허전함을 무엇으로 달래야 할지 몰라서, 익숙한 방식대로 인정받을 목표를 계속 바꿔 가며 허전함을 외면하려는 것에 가깝습니다.

무엇부터 바꾸면 되나요

외부의 이유로 세운 목표를 더 나은 것으로 바꾸기보다 하는 이유 자체를 바꿔 보는 편이 좋습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아무 상도 걸리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 해 보고 싶던 아주 작은 일을 하나 골라 며칠 해 봅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다시 하게 되는지, 그 일을 하는 동안 시간이 잘 가는지를 관찰합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시선과 보상이 없어도 계속하게 되는 일이 있다면, 그 일이 바로 이 사람이 처음 찾은 자기만의 이유입니다. 이 방법이 「보상과 인정이 없어 동기를 잃음」 유형에 효과가 있는 건 애초에 이유가 외부에만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미 정말 원하는 것이 있고 그 대신 무엇을 목표로 삼을지만 헷갈린 「이루고 나서 허전함」 유형에게 '이유를 새로 찾으라'고 권하면, 그 사람은 이미 가진 이유를 알아보지 못하고 엉뚱한 데서 찾게 되어 오히려 자기가 원하던 것까지 의심하게 됩니다.

이 설명이 안 맞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만약 이룬 목표를 두고 '보는 사람이 없어도 이걸 원했나'를 물었을 때 그렇다고 분명히 답할 수 있고, 다만 정말 원한 것 대신 직함이나 숫자를 목표로 잘못 삼았을 뿐이라면, 「보상과 인정이 없어 동기를 잃음」 유형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은 이유가 없는 게 아니라 무엇을 목표로 삼을지를 헷갈린 것이니 「이루고 나서 허전함」 유형을 살펴봐야 합니다.

근거: 외재적 목표 연구 (돈·인정 같은 외적 목표에 치중할수록 마음의 만족과 행복이 낮아진다고 보는 동기 연구)

TYPE 3 · 증명하던 이유가 사라짐

삶이 의미 없게 느껴지는 상태 3번째 유형 · “끝나지 않는 평가”

이 유형은 왜 생기나요

이 사람은 오래전부터 성과로 자기 가치를 판단하며 살아왔습니다. 무엇을 해내면 그만큼 괜찮은 사람이고, 못 해내면 그만큼 못난 사람이라고 굳게 믿어서, 늘 스스로를 평가하며 지켜봅니다. 그래서 이번의 큰 성취에도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것을 기대했습니다. 의미나 보상이 아니라 '이걸 이루면 마침내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확신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목표를 이뤄도 그렇게 확신하지 못합니다. 목표는 이뤘는데, '이걸로도 만족하지 못하면 나는 대체 뭔가' 하고 오히려 더 크게 의심합니다. 그럴수록 이 사람은 '아직 부족해서 그렇다, 다음 걸 이루면 이번엔 진짜 증명될 것'이라며 스스로 기준을 한 단계 더 높입니다. 그렇게 자기를 증명했다고 인정하는 때를 계속 뒤로 미루고, 이만큼 해냈는데도 속으로는 언젠가 실력이 모자란 것을 들킬 것 같다고, 이 위치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점점 더 강하게 느낍니다. 정말 원하는 것 대신 다른 것을 목표로 삼은 사람과도, 다른 사람이 주던 이유가 사라진 사람과도 다릅니다. 이 사람의 문제는 무엇을 원했느냐나 그 이유가 아니라, 자기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증명을 통째로 성과에만 맡겨 왔다는 것입니다.

어떤 장면에서 나타나나요

몇 년을 매달린 자격을 마침내 딴 다음 날 아침을 떠올려 봅니다. 합격 화면을 다시 열어 이름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데, 기쁨보다 먼저 '이게 정말 내 실력이 맞나, 운이 좋았던 건 아닌가' 하고 스스로 묻습니다. 오래 준비한 승진이 확정된 날에도, 이 사람은 축하를 받으면서 속으로는 '이 역할에 어울리지 않는 게 곧 들통날 것 같다'는 생각을 애써 억누릅니다. 부러움을 사는 위치에 오른 순간에도 기쁘지 않은 건, 그 위치에 오르면 얻으리라 믿었던 '나는 괜찮다'는 확신을 끝내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은 축하가 끝나기 무섭게 다음 목표의 기준을 벌써 더 높이 잡아둡니다.

언제 심해지고 언제 약해지나요

성과 하나로 자기 가치 전체를 판단하고, 그 결과로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를 판정하려 들수록 더 모질게 자기를 평가합니다. 특히 크게 인정받아 마땅한 성취를 한 직후, 그런데도 스스로 확신하지 못할 때 가장 가혹하게 평가합니다. 반대로 자기 가치를 성과와 무관하게 이미 정해진 것으로 여기고, 잘하고 못하고를 그저 한 일의 결과로만 볼 수 있을 때는 그렇게 판정하지 않습니다.

흔한 오해는 무엇인가요

주변에서는 이 사람을 겸손하다거나 늘 자신을 낮추는 성실한 사람으로 봅니다. 큰 걸 이루고도 만족하지 않으니 대단한 노력파라고도 합니다. 정작 이 사람은 겸손한 것이 아니라 자기를 끝없이 심사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해내도 '이걸로 내가 증명되었나'를 계속 물어서,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하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무엇부터 바꾸면 되나요

다음 성취로 자기를 증명하려 하기보다 성취와 자기 가치를 분명하게 구분하는 편이 좋습니다. 무언가를 해낼 때마다 소리 내어 한 문장으로 말해 둡니다. '이건 내가 한 일의 결과일 뿐, 내가 괜찮은 사람인지 아닌지를 매기는 점수가 아니다.' 그리고 자기 가치의 근거를 성과가 아닌 다른 것(곁에 남아 있는 관계, 그냥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새로 찾습니다. 처음엔 어색하지만 성취할 때마다 이렇게 구분하기를 반복하면, 자기를 증명했다고 인정하는 때를 계속 미루던 버릇이 조금씩 줄어듭니다. 성과와 자기 가치를 구분하는 방법이 도움이 되는 건, 애초에 이 사람이 성과로 자기 가치를 판단해서 괴로웠기 때문입니다. 반면 자기를 증명하려던 것이 아니라 외부의 보상 때문에 여기까지 온 「보상과 인정이 없어 동기를 잃음」 유형에게 똑같이 성과와 자기 가치를 구분하게 하면, 그 사람은 처음부터 성과로 자기 가치를 판단하지 않았으니 아무 변화도 없고 계속할 이유가 없는 것도 그대로입니다.

이 설명이 안 맞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만약 성취한 뒤에 허전한 것이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라는 자기 판정과는 무관하고, 그저 이룬 것에 정말 원하던 게 없어서 허전하다면, 「증명하던 이유가 사라짐」 유형이 아닙니다. 자기 가치는 의심하지 않는데 이룬 목표에만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원하는 것 대신 무엇을 목표로 삼을지 잘못 고른 「이루고 나서 허전함」 유형을 살펴보는 편이 맞습니다.

근거: 조건부 자기가치와 가면 현상 연구 (성취로만 나를 증명하려다 오히려 공허해지는 심리를 두 연구를 결합해 설명한 해석)

삶이 의미 없게 느껴지는 상태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Q. 다들 잘만 사는데 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요?

아닙니다. 이 질문은 인류가 가장 오래 물어 온 질문이고, 특히 큰 목표를 끝낸 직후에 느끼는 공허함은 심리학에서 반복해서 관찰해 온 현상입니다(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우울이 대표 사례지요). 다른 사람들도 이런 생각을 하지만 말을 안 할 뿐입니다. 이 질문을 하게 된 것 자체가 이상하다는 신호가 아니라, 한 단계가 끝났다는 신호입니다.

Q. 의미는 어디서 찾아야 하나요?

여러 연구에서 한결같이 꼽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관계(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기여(내 행동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 그리고 성장하는 과정 자체(어제보다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셋 다 이루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해 나가는 것입니다. 의미는 목표를 이뤘을 때가 아니라 해 나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것이라, "무엇을 이루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Q. 큰 목표를 이뤘는데 허무합니다. 다음 목표를 세우면 되나요?

다음 목표를 세우면 잠깐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목표를 세우는 방식이 같다면 다음 목표를 이룬 뒤에도 똑같이 공허해집니다. 「이루고 나서 허전함」 유형에게 필요한 건 목표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세우는 방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이루면 끝나는 결과(합격·달성)가 아니라 방향(어떤 사람으로 살며, 무엇을 만들 것인가)으로 목표를 다시 적습니다. 결과로 정한 목표는 이루는 순간 없어지지만, 방향으로 정한 목표는 해 나갈수록 더 큰 의미를 느끼게 됩니다.

Q. 뭘 해도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끔 한다면 철학적인 고민이지만, 늘 이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신호입니다. 특히 어떤 일에도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수면·식욕까지 달라졌다면 의미의 문제가 아니라 우울의 문제일 수 있고, 그때는 이 문서가 아니라 전문가를 찾는 것이 맞습니다. 의미에 대한 질문과 우울은 겉으로 비슷해도 대처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의미의 문제는 의미를 얻는 방식을 바꾸면 풀리지만, 우울은 그렇게 바꿀 힘부터 회복해야 하니까요. 애매하면 안전한 쪽(상담)을 권합니다.

이 설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요

이 문서는 자기 이해를 돕기 위한 행동 패턴 설명이며, 의료·심리 진단이나 상담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의 상태가 이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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